카메야라멘(かめや ラーメン) 부천점은 원래 신중동역 위브더스테이트 3단지의 예전 "72420(칠리사이공)"이 있던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맨 처음 이 가게를 찾았을 때는 2023년 설 즈음이었던 것 같고 당시 미소(또는 쇼유)라멘과 야키교자를 포장해 가서 집에서 먹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사진이 없는 걸 보니 안 찍은 모양이다. 당시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기대를 품고 갔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2023년 11월 사진을 뒤져 보니 포장해 와서 찍은 사진이 있었다. 때깔을 보니 돈코츠 라멘인 듯. 그냥 면 따로, 국물 따로 밀키트를 먹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두 차례의 작은 실망감과 함께 카메야라멘은 내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는데 문득 자주 다니던 길에서 "카메야라멘"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위브더스테이트 3단지에 있던 예전 자리에는 현재 역곡동에 본점을 둔 "오무야"라는 카레 가게가 입점해 있다.
포장, 배달 말고 매장에서 먹는 맛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국민은행 근처로 이전한 라멘집을 스케줄이 한가한 날 방문하였다.


예전에 포장해 와서 먹은 것과 비교해 보기 위해 같은 메뉴를 주문하였다. 반주(飯酒)는 거들 뿐.

일단 집에 포장해 와서 먹는 밀키트보다 외양(外樣)은 훌륭함.

어차피 육수는 본사에서 받은 농축액을 일정 비율로 희석해서 쓰는 거겠지만 집으로 포장해 가서 먹는 것과 매장에서 먹는 것은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뜨끈한 국물과 함께 먹어서인지 면과 국물이 따로 놀지 않고 면발에 착착 달라붙는 느낌이었고 먹을수록 면이 풀어지지도 않았다.
얼마 전에 썼던 포스트 두 개에 등장하는 잇쇼니라멘이 왜 배달, 포장을 거부하고 매장 식사만을 고집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잇쇼니라멘 (1): https://lilpencil.tistory.com/m/27
잇쇼니라멘 (2): https://lilpencil.tistory.com/m/30


사이드 메뉴로 나오는 야키교자, 미니부타동, 미니가쿠니동, 미니규동, 미니카레. 야키교자는 맛있었던 기억이 있고 나머지도 모두 시도해도 괜찮을 것 같다.

"짜거나 싱거울 경우 말해 달라"며 국물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걸 보니, 이와 비슷한 문구가 걸려 있는 잇쇼니라멘도 업소용 육수를 쓰며 농도 조절을 하는 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이 문득 들었다.
육수를 직접 내다 보면 항상 농도가 일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차라리 상용 육수를 통해 황금의 희석 비율을 찾아내는 게 일정한 맛 유지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터. 치킨스톡 같은 것을 사다 쓰며 레시피 유지하는 게 흠도 아니고.

여기는 계란을 반 개 준다. 맛있으면 됐음.

완면(完麵)! ごちそうさまでした。

근처에는 코이라멘이 있었는데 이른 시간에 문이 닫혀 있음. 재료 소진으로 일찍 브레이크 타임을 시작하고 제시간에 다시 열려고 하는 것 같다.


감자탕이나 뼈다귀해장국은 굳이 돈을 주고 사 먹고 싶은 미식(美식)은 아니나, 저녁은 청기와뼈다귀해장국 본점에서.
부천에도 일고 보면 본점이 많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조마루감자탕 본점이 있는데 그래서 길 이름도 "조마루로"다.

원래 해장국 등의 매운 국물은 잘 마시지 않는 편인데 밥을 떠서 국물에 홀홀 먹다 보니 이마저도 완식(完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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