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으로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에서 맛집 탐방에 성공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예전에 부천 신흥로에 위치한 위브더스테이트 X단지와 롯데백화점 부천중동점에 서로 이름이 같은 돈부리 가게가 있었는데 프랜차이즈였음에도 롯데백화점에 위치한 집이 훨씬 못했던 기억이 있다. 위브더스테이트에 위치한 지점은 이제 프랜차이즈를 떼 내고 독자적으로 장사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였다가 프랜차이즈를 떼고 본점이 된 식당은 부천시청을 마주하고 있는 주상복합 1층에도 있다. 계약상 위법하지 않으니 그리하겠지만 본점의 노하우를 받아다 영업한 뒤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또 다른 본점이 되는 행태를 원조 본점은 어떻게 생각할까?)

각설하고 롯데백화점 중동점에 위치한 라멘집을 약 2년 6개월 만에 방문하였다.
2022년에 왔을 때는 4-50대로 보이는 여성이 주방에 있었는데 이날은 손목 주변의 패션 센스가 남다른 스태프가 한참 재료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른 날 푸드코트를 방문하면 또 다른 주방직원이 자리하고 있던데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는 모르겠다.
이 라멘집은 주방을 관리하는 직원이 POS를 통해 주문을 받고, 벨을 건네준 뒤 조리를 시작하고 조리가 끝나면 온님이 음식을 가져가는 구조이다.
아무튼 주문하러 갔더니 위에서 언급한 해당 직원이 맞이했고 나는 맵지 않은 돈코츠라멘을 시켰는데 이 와중에 준비 시간에 주문을 받는 게 달갑지 않다는 느낌을 살짝 받았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벨이 울리고 나서 받아 든 메뉴. 이럴 수가. 돈코츠라멘답지 않게 국물이 맑아도 너무 맑다.

위 사진은 2022년 9월의 어느 날 오전에 별로 좋지 않은 일을 겪고 받아 든 같은 가게의 돈코츠라멘.
마음이 좋지 않아 무슨 맛이었는지 느끼지 못하며 목구멍을 넘겼지만 육안으로 봐도 2022년의 라면이 더 농후(濃厚)하고 꾸덕해 보인다.
지금까지 먹어 본 돈코츠라멘 중에서는 국물이 제일 싱겁고 제일 맑았다.
예전에 홈플러스 XX점에 있는 명동칼국수로 보쌈정식을 먹으러 간 적이 있는데 오픈손님인 탓인지 전날 팔리지 않고 남은 듯 촉촉함을 상실한 수육을 대접받은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음식 장사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고객이 항의를 하지 않는다고 절대 모르는 것은 아니다. 재방문을 하지 않을 뿐이다.
어쩌면 명동칼국수든 이 라멘집이든 하필이면 그날 그 시간대의 뽑기 운이 나에게만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겠지.

어찌돼었든 라멘은 반찬과 함께 완식(完食).


덤으로 근처 중화요리집의 짜장면(炸醬麵)도 맛보았다.
어딜 가든 짜장면 맛의 편차는 그리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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